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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대회 후기

제5회 고려대학교 MatKor Cup 후기

leedongbin 2024. 9. 9. 14:12

교내대회를 개최하기 전에 오프라인 대회의 진행 과정을 리마인드하고, 대회 운영에 미처 생각지 못한 점이 있다면 참고하기 위해 다녀왔다.

유의사항은 여기에 자세히 안내되어 있었는데, 지난 기출문제의 난이도를 보고 ChatGPT를 허용한다는 게 오히려 두려워졌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특별상을 노렸다.


대회 준비

대회 일정이 총 7시간으로 매우 길었기 때문에, 근처에 도착해서 이른 점심을 해결하고 갔다.

간식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서 배고픔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간식 옆에 쓰레기통이 배치된 게 생각보다 좋았다.)

입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명찰을 배부받고 유의사항을 다시 전달받았는데, 특별상이 이미 나눠 드린 무언가에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을 몇 번씩 반복하셨다. 그래서 명찰을 자세히 보니 이름 뒤에 무언가 비쳐 보였고, 명찰을 꺼내보니 히든 문제가 있었다.
나는 특별상이 목적이라 대회 초반에 히든 문제부터 풀기로 마음먹고, 일단은 다시 명찰에 끼워두었다.


대회 타임라인

  • B) 0:7 0점, 0:10 0점, 0:11 19점
    퍼솔을 위해 B번부터 읽었다. 그런데 너무 어려웠고, 스코어보드에 A번도 잘 풀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대회는 부분점수를 잘 긁어야 하는 대회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gpt에게 간단한 적분을 시켰고, 19점을 긁었다.
  • Hidden)
    타임라인이 지워져서 정확한 시각은 아니지만, 대략 50분쯤 "26 ≠ 24"라는 답이 가능하냐고 질문하여 WA 답변을 받았다. 10분 정도 후에 "20 = 21 - 1"라는 답을 냈고, 정답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지문에 인정된다고 명시된 디지털 숫자 중 0은 없었지만, 정답 확인을 받았으니 일단 대회 문제를 풀러 갔다.)
  • A) 1:05 1점
    그냥 1을 출력하여 1점을 긁었다.
  • K) 1:38 17점
    포함배제의 원리 + 소인수분해를 이용하여 17점을 긁었다. 이 풀이만 해도 골드 중상위 난이도는 돼 보이는데, 대체 이 문제들의 정해 난이도는 얼마인가 궁금했다.
  • M) 1:48 0점, 1:49 0점, 1:53 0점, 1:55 16점
    모든 약수를 다 확인하면 되는 서브태스크를 긁었다. 답이 0인 경우, INFINITY인 경우에 대한 case work를 실수해서 몇 번 틀렸다.
  • G) 2:29 0점, 2:30 22점, 2:31 23점, 3:15 23점
    M=1인 서브태스크를 풀려고 규칙 찾기에 들어갔는데, 대충 N이 커질 때마다 기댓값이 1/N씩 커진다는 규칙을 발견했고 22점을 긁었다. 이후 N=1인 경우 답이 항상 1임을 찾아 1점을 더 긁었다.

여기까지 풀고 나서 스코어보드를 보니 만점이 없는 사람 중에 1등이었고, 가장 많이 풀린 A의 만점을 받으면 수상권이었다. 그래서 A를 계속 봤는데, 슈타이너 타원에 대한 뭔가임은 알았으나 여기서 ChatGPT 유료 질문 횟수가 끝나버렸고, 그래서인지 유의미한 답변이 잘 나오지 않았다.

이후 그나마 많이 풀린 문제들의 만점 풀이를 생각해봤지만, 어렵기도 하고 너무 지쳤다. 그래서 혹시 만점이 없는 사람 중 1등에게 주는 특별상이 있을까 해서 I번의 부분점수를 긁어보려고 했는데, 어떤 dp 풀이를 짜다가 말려서 제출도 못 해보고 대회가 종료되었다.


결과 / 후기

아쉽게도 만점이 없는 사람 중 1등이 되진 못했지만, 대회에 참가한 모두가 특별상을 받았다.(인천에서 왔다는 이유로 러시아워 보드게임을 주거나, 이름의 스펠링이 N으로 끝나는 분에게 N번 문제 특별상을 주는 등... 이유는 다양했다.)
모든 문제의 출제자 예상 난이도가 플래티넘~루비라는 점이 약간 위로가 되었다.

내심 hidden 문제 솔브 상을 기대했는데, 퍼솔이 대회 시작 7초 만에 나왔다고 한다. 나도 시작 전에 미리 풀어둘 걸 그랬다.

내가 받은 특별상은 K번 "비로소 서로소" 문제의 특별상인데, 제목에 '비로소'가 들어간 책과 '서로 다른 소'로 만든 육포(...)라는 이유에서 이런 상품이 되었다고 한다. 특별상 지급 기준도 재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교내대회 상품과 시간을 정할 때 고민이 많았는데, Matkor Cup 상품도 우리 운영진이 정한 것과 비슷해서 마음이 놓였다. 11문제에 3시간으로 정했던 대회 시간이 부족하진 않을까도 잠깐 생각했었는데, 직접 5시간 대회를 해보니 늘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5시간 내내 쉬지 않고 머리를 쓰는 건 너무 힘들었다.

나름 PS할 때 수학 문제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대놓고 수학'만' 쓰는 문제를 만나니 정신이 혼미했다. 그래도 xudyh's sieve, 아핀 변환, 스넬의 법칙 등 신기한 것들을 접하게 되어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