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영어 졸업 인증과 회사 제출용으로 IM3을 목표로 공부한 끝에, 결국 IH 등급을 달성했습니다.🎉
졸업이 미뤄지면 큰일 나는 상황이라, 엄청난 불안과 공포를 안고 공부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몸무게가 4kg이나 빠졌습니다ㅠㅠ.)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구글링해도 찾기 힘들었던 고민거리들을 최대한 정리해봤습니다.
처음 토익스피킹 모의고사 문제를 봤을 때, 파트 3, 5 같은 문제는 준비 시간을 무한으로 가져도 한국말로도 대답이 안 나오고, 파트4 듣기는 문제 이해부터가 안 되고, 파트 2는 한참을 뚫어져라 봐도 쟤가 뭐 하고 있는지, 뭘 들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데 어쩌라는 거지... 라는 생각들을 저도 다 해봤습니다. 그렇기에 독자분들의 답답함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0. 제 영어 실력(...), 공부 기간, 공부 방법
전혀 자랑할 성적은 아니지만, 아마도 궁금해하실 것 같아 적어봅니다.
저는 수능 영어 2~3등급을 받았고, 토익은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학원에서 1달 게으르게 공부하고 600점대(...) 성적을 받았습니다. 오픽은 해본 적 없고, 개인적으로 발음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로 영어와는 5년 정도 담을 쌓고 지냈습니다. 영어를 접할 기회는 전공 서적이나 알고리즘 문제를 풀 때뿐이었고, 사실상 그런 자료들엔 일상 회화 단어도 없는 데다가 그걸 스피킹할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공부 기간은 첫 시험에 다행히 원하는 점수를 달성해서 5~6일 정도였습니다. 주변에서 '3일 만에 IH 땄다', '고등교육 받은 사람이면 1주면 된다' 같은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제 수준은 제가 제일 잘 알기에 불안해서 준비 기간은 넉넉히 3주를 잡았는데 독감 이슈로 2주가 되었습니다.
눈 뜨자마자 공부를 시작해서 잘 때도 만능문장 영상들을 틀어놓고 잤기 때문에, 순공 시간은 1주 치고는 꽤 많았습니다.
공부는 주로 유튜브 모의고사 해설과 만능문장 암기 영상으로 하다가, 뒤늦게 시험 이틀 전에 유명한 보라색 책을 사서 훑었습니다.
AI 스피킹 앱으로 연습도 해봤는데, 별로 도움됐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1. 공부 시작 전 멘탈 관리
[일단 빨리 신청부터!!]
저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졸업 인증 제출기한 2주를 남겨두고 마감날까지의 모든 시험(5번)을 다 신청했습니다. 시간적 압박을 많이 받아서 돈도 많이 날리고, 공부에 집중도 잘 못 했습니다. 멘탈 유지를 위해서라도 시험을 미리 신청합시다...
시험 결과는 시험일로부터 5일 뒤에 나오고, 그 시점엔 다음 주 시험 취소 시 50%만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전액 환불을 받으려면 2주 간격으로 시험을 신청해야 하고, 그러려면 준비 기간을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저처럼 마감이 임박했고 성적 취득이 절박한 상황이라면, 주말에 연달아 시험을 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본인의 평소 관심사에 맞아서 영작하기 쉬운 문제가 언제 나올지 모르고, 연일로 시험을 보면 외운 내용도 덜 까먹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해도 실력이 안 느는데 어떡하지?]
공부 초반 3~4일 정도는 유튜브 강의도 하루종일 보고 모의고사도 풀어봤지만, 새로운 문제를 보면 여전히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토익스피킹 공부에서 가장 답답하고 무서운 점은, 파트 3, 5는 실력이 느는 게 잘 체감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마 원인은 그냥 기본적인 어휘력 부족이겠지만, 그렇다고 시험이 코앞에 닥쳤는데 책을 읽으면서 어휘력을 늘린다거나 원어민과 프리토킹 연습을 하면서 보낼 순 없습니다.
어쩌면 저와 비슷한 걱정을 하실 수 있는데, 결론적으로는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어떻게 해결되는지는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나 빼고 왜 다 잘하지...?]
가장 신경 쓰였던 점은, 120~150점 학생의 실제 답변 영상을 보면 분량도 많고 나보다 말도 훨씬 잘 하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답변 퀄리티에 준하는 답변이 내 입에서 나오지 않으면 위축되고 힘들었는데, 결과론적으로 보면 사실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파트 3, 4, 5에서 필요한 말이 끝나면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거의 모든 문제에서 주어진 대답 시간의 30~40%는 아무 말 안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말을 그렇게 빠르게 한 것도 아닙니다. 파트 1에서 10~15초를 남기는 정도의 스피킹 속도와 목소리 크기를 기준으로, 파트 2, 3, 4, 5의 문제에 일정한 속도로 대답했습니다. 당연히 중간에 '어...' 하면서 고민하거나 절기도 했구요.
그래서 파트 5 같은 경우는 "I agree with the following statement." + 제 의견 3문장(In my case, ~~ 나 When I was In high school, ~~ 같은 거 안했습니다.) + "Therefore, I agree that (질문내용)." 같은 느낌으로 딱 5문장 대답했고, 25초 정도 아무 말 없이 기다렸습니다.
시험 중에 가장 주의해야 할 건, off topic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괜히 시간 채우려고 억지로 영작을 시도하다가 문법이나 발음에서 감점을 받거나, 기존 주장과 상관없거나 반대되는 말을 해서 점수가 깎이는 것보다는 가만히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잘한 것 같은데 이 점수밖에 안 돼?' 라는 생각이 든다면, off topic 때문이었을 겁니다. 분량과 퀄리티는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은 off topic만 피해 봅시다.
2. 공부 방법
유튜브에 유명한 강사분들이 제공하는 좋은 무료 강의들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그걸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유용했던 방법 중 하나는, 부족한 어휘력을 커버하기 위해서 가상의 인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오픽에서 서베이 고르는 전략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 나는 학생이고, (그래서 돈, 시간이 없고, 편한 옷을 좋아하고, ...)
- 모든 일을 온라인에서 하며, (왜? 편하고 싸고 시간에 상관없이 이용 가능하니까)
- 내가 사는 동네는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유명한 관광 명소가 있다.(그래서 ~에게 추천하고 싶고, ~하기 편하다)
-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야?" → "어제 or 1주 전에 했어." (답변 고정)
- "얼마나 자주 ~를 해?" → "거의 매일 or 주에 1~2번 해." (답변 고정)
이런식으로 본인을 꾸며내면 됩니다.
이렇게 해두면 파트3에서,
- 평소에 요리해 먹어, 사 먹어? → 사 먹어. 왜냐면 편하고, 시간을 아낄 수 있어서. / 해먹어. 왜냐면 학생이라 돈이 없어서.
- 옷은 어디서 사? → 인터넷에서 사. 왜냐면 싼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
- 얼마나 자주 ~에 가? → 거의 매일 가. 왜냐면 그게 집 근처에 있어서.
와 같은 답변을 빨리 떠올릴 수 있습니다. 잘 활용한다면 파트 5에서도 'In my case, ~~'로 시작하면서 비슷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강의 중 이런 내용에는 의문이 들어서, 제 입맛에 맞게 바꿨습니다.
- 다양한 표현 사용하기?
→ 예를 들어, 파트 2에서 "This picture was taken in a ~~" 하고 나면, 다음 문제에서는 "This is a picture of ~~"로 말하는 게 좋다거나, 파트 4에서 "There will be an interview with ~~" 하고 나면, 다음 문장에서는 "You will interview ~~"와 같이 다양한 표현을 하는 게 좋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전 저걸 신경 쓰다가 해야 할 말에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그냥 같은 문장으로 통일했습니다. - 만능 문장들을 자다가도 바로 입으로 나올 정도로 전부 다 외우기?
→ 이건 오히려 영작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마지막 시험 때 실제로 제 경험과 어휘력으로 충분히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었는데도, '외웠던 문장 중에 괜찮은 거 있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 준비 시간을 절반 정도 버린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구조가 단순하고 여러 상황에 통용되는, 입에 잘 붙는 문장 몇 개만 얻어가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암기력과 순발력이 좋으신 분들은 모두 외우셔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게 더 좋겠지만, 그런 분이라면 애초에 IH를 못 딸 걱정은 하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 "요즘 인플레이션이 심해서 우리나라에선 살기가 너무 힘들어."
- "~는 학생들의 집중을 분산시키는 것이라, 학생들은 ~에 집중할 수 없어."
- "나는 ~를 인터넷에서 해. 왜냐면 ~하기 편하니까."
- "나는 ~같은 많은 유용한 정보를 ~에서 얻을 수 있어."
- "나는 학생이라, ~할 돈/시간이 없어."
- "최근에 ~와 관련된 TV 프로그램/광고를 봐서, 나는 요즘 ~에 관심이 생겼어."
이런 문장들이 입에 하나씩 붙다 보면, 의견을 묻는 문제들에 뭐라도 하나둘씩 답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시험 당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하는 것입니다. 첫 시험 보고 나서 마음이 좀 풀어져서 딴짓을 좀 했더니, 원래 잘 대답하던 파트까지 버벅거리게 돼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다른 공부보다도 특히 스피킹은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3. 시험장은 어디로?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사람이 많더라도 YBM CBT 센터로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칸막이가 잘 돼 있어서 독립적인 공간이란 느낌을 주고, 좌석 배치가 최대한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신경이 안 쓰이도록 배치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삿짐센터 박스같은 임시 칸막이가 설치된 곳도 가봤는데, 헤드셋 음량은 더 컸지만 바로 뒷사람 목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제가 하려던 답변의 첫 단어가 순간적으로 바뀌어버린(...) 경험을 했습니다.
인기있는 시험장은 빨리 마감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찍 선점하시는 게 좋습니다.
4. 스크래치 페이퍼 활용하기
시험이 시작되면, OMR 카드 뒷면의 스크래치 페이퍼에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필기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컴싸로 급하게 필기하면 가독성이 꽤 안 좋기 때문에, 연습도 컴싸로 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이 페이퍼를 파트 2와 파트 5에서만 활용했는데, Preparation Time에 답할 문장의 키워드, 헷갈리는 전치사, 동사 정도만 영어로 적어두면 좋습니다. 긴장된 상태에서 30초~1분이나 말하다 보면, 미리 생각해뒀던 문장도 말하다가 까먹기 쉽습니다.
추가로 파트 1에서 준비 / 대답시간에 15초 정도 남길 수 있는데, 이 시간에 저는 시험 직전에 벼락치기 했던, 곧 까먹을 것 같은 파트 3, 5 만능 문장들의 키워드를 종이 구석에 적어놨습니다. 나중에 순간적으로 생각나지 않을 것 같은 만능 문장들을 컨닝페이퍼로 미리 적어두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It is convenient to V~', 'I can buy it at a cheaper price', 'I can save time and money.' 같은 전형적인 문장들만 자꾸 떠올라서 다른 어휘들이 거의 생각나지 않았는데, 구석에다 'regular customer', 'They could feel burdened', 'have strong likes and dislikes', 'It is hard to arrange the schedule' 같은, 덜 외워서 어렴풋이 기억나는 문장이나 단어들을 생각나는 대로 다 적었습니다. 이 중에 얻어걸리면 좋은 거고, 아님 말고라는 마인드로요.
끝으로, 시험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가 신경 쓰일 수 있으니 현장감이 반영된 이런 영상으로 한 번쯤 연습해보시면 좋습니다. (실제 시험장에서는 Part 1 Preparation Time에도 다들 연습하는 분위기입니다.)
모두 신분증 잘 챙기시고, 원하는 성적 한 번에 얻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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